나는 내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원제 A Mother’s Reckoning (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

수 클리볼드 | 옮김 홍한별

출판사 반비 | 발행일 2016년 7월 15일 | ISBN 978-89-8371-786-3

패키지 반양장 · 국판 148x210mm · 472쪽 | 가격 17,000원

분야 에세이

책소개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의 엄마가 16년간 묻고 또 물었다. 
평범하고 사랑스런 내 아들은 어떻게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살인자가 되었을까?

조한혜정, 서천석, 하지현, 이임숙 강력 추천!

아들에 대한 수의 깊은 애정이 이 슬픈 책의 페이지마다, 구절마다 묻어난다. 이 책은 이 일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수 클리볼드는 좋은 사람도 나쁜 행동을 할 수 있고, 사람은 누구나 도덕적 혼란 속에 있으며, 무언가 끔찍한 일을 했기에 다른 행동이나 동기마저 무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 담긴 궁극적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내 자식을 내가 모를 수 있다는 것. 아니 어쩌면, 자식을 아는 게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렵게 생각되는 낯선 사람이 바로 내 아들이나 딸일 수도 있다. ―앤드루 솔로몬, 해설 중에서

정말 자식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진정 그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이 책은 그 진리를 일깨워준다. 어둠이 깔린 시대를 보지 않는 맹목적 양육에 대해 성찰하는 독서가 되길 바란다. —조한혜정(문화인류학자)

아이의 우울과 자살 충동의 징후를 아빠와 엄마는 보고도 해석하지 못했다. 엄마는 그 징후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과, 아이가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지 못한 것을 처절하게 자책한다. 우리에게 아이 얼굴 너머에 있는 것을 더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빛을 비추어주고, 도움을 주라고 말한다. 겁이 난다. 내 아이가 딜런처럼 될 수 있다는 경고 같아서. 부모, 교사, 상담사라면 불편감을 넘어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임숙(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 부모의 이야기

계속해서 이전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앞서의 사건들은 너무나 빨리 잊혀지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콜럼바인 총격 사건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이다. 1999년 4월 콜럼바인고등학교의 졸업반 학생 두 명이 별 다른 이유 없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자살했다. 피해자가 아이들이고, 가해자가 아이들이었기에 사회적인 파장은 더더욱 컸다. 그 후로 버지니아테크 총격 사건, 샌디훅초등학교 총격 사건 등 이 사건을 모방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정도로 영향이 컸다. 사건 당시 가해자들의 나이는 17살이었다. 그리고 17년 후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는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몇 문장으로 요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합적으로,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정리하고 있다. 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가, 사건을 벌인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이었는가의 이야기가 중심에 있지만, 사건 이후 가해자의 가족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겪어왔는지 역시 솔직하고 세밀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아들의 변명이나 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폭력성과 마주한 인간이 그것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또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쓴 책이다. 특히 인간의 폭력성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차갑게 고발하는 여타의 책이나 영화와 달리, 바탕에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을 깔고 있는 ‘어머니’가 써내려간 글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독특하고 설득력 있으며, 깊은 감동을 준다. 

가해자의 엄마,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남기

이 책의 부제는 ‘비극의 여파 속에서 살아가기(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이다. 말 그대로 이런 유래 없는 끔찍한 사건을 겪어낸 과정을 ‘가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다. 2차 피해의 가능성을 유의해야 하는 예민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저자는 시종일관 희생자 당사자와 가족, 친구들에 대한 ‘예의’를 중심에 놓고 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낸다. 특히 가해자의 가족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 이렇게 섬세하게 기술한 책은 없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복잡한 사건인 만큼 그 고통과 슬픔과 자책과 수치와 미안함을 온전히 느끼고 사유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방어기제로서 사건 초기의 부인(denial)의 과정, 그것이 깨지는 좌절의 과정, 그리고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의미를 부여잡기까지의 과정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작지 않은 성취로 읽힌다.

앤드루 솔로몬은 자신의 저작 <부모와 다른 아이들>에서 수 클리볼드를 인터뷰한 소회를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되돌아보는] 독일 같다.”고 요약한 바 있다. 또 남편 톰 클리볼드는 이 사건을 집요하게 성찰하려는 자신들이 “아담스 패밀리”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자신이 빠져든 어둠의 정체를 가장 정직하게 직시하려는 이런 노력은 인간으로서의 책임, 인간으로서의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또 이런 저자를 돕고 위로하고 지지했던 (몇몇 희생자 가족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처럼 반짝인다. 특히 범죄자, 살인자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놀라운 공감 능력이야말로 이들의 가장 큰 조력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책과 회한과 고통과 슬픔만으로 가득할 것 같은 이 책 곳곳에서 감사의 표현이 발견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편집자 리뷰

전대미문의 사건을 헤쳐나가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

나날이 학교 폭력과 혐오 범죄 등 이해하기 어려운 폭력과 범죄가 늘어가는 오늘날, 우리가 그 실체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더 종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납득할 만한 이유로 가해자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금기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들어야만 할 사회적인 필요가 있다. 게다가 전대미문의 사건을 겪고 혼란에 빠진 공동체가 이를 어떻게 겪어내는지에 관한 이야기들도 주의 깊게 들을 만하다. 여기서 대단히 실용적인 참조점들이 도출되기도 한다. 

수 클리볼드는 사건 이후 계속해서 리틀턴에서 살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만하다. 수의 가족은 살해 위협을 포함한 다양한 협박을 받았지만 그래도 이 지역 공동체에서 추방당하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는 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다. 특히 수가 근무하던 지역 대학이 취한 조처는 어느 조직에서나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세세하게 되짚어보며 언론이나 법률, 경찰이 이런 이례적인 사건들을 다루는 방식에서의 한계나 어려움, 또 대안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전문가들의 진지한 조언을 구한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이 책은 무엇보다도 양육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관한 책이다. 양육자의 기본 태도라 할 만한 겸허함을 강력하게 일깨워주는 책이다. 아이를 나와는 다른 존재, 내가 알 수 없는 존재로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사랑하는 것의 숭고함에 대해 일깨워주는 책이다.

통상 양육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양육자들(특히 엄마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는 자신이 아이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부모들을 직무유기라도 하듯 낮춰보고, 아이의 삶에 지나치게 몰입해 아이의 삶을 자신의 삶과 구분하지 않는 선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천성적으로 적극적인 부모였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육자였기에 특히 둘째 아들인 딜런을 키우면서 스스로 대단히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고 고백한다. 아이와 친밀하게 소통했고, 아이의 행방과 친구관계를 항상 확인했고, 아이의 교육에 열의를 지녔고,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와 좋은 자연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올바른 가치관을 키워줄 수 있도록 노력했던 ‘좋은’ 부모였다.

하지만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낯설고도 두려운 타자임을 충격적으로 깨닫고 나서 자신의 양육방식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뇌건강 문제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추천사

아이는 괴물이고, 나는 양육에 실패한 엄마일까? 좋은 엄마라고 자부했던 저자는 아이의 숨겨진 내면을 찾아가는, 아프지만 불가피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사고 이후의 삶을 견뎌낼 수 있었다. 지금껏 피해자 심리를 다룬 책은 많았지만 가해자 가족이 겪을 상처를 다룬 책은 없었다. ‘내게는 절대로 일어날 리 없다고 믿었던 끔찍한 일이 내게 벌어진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하지현(신경정신과 전문의)

 이 책은 어둠이다. 어둠에 뛰어든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저자가 위험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어느 날 멀쩡한 바닥이 무너지며 갑자기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그는 어둠 속의 희미한 빛과 촉각에 기대어 그 어둠을 통과해나간다. 그 힘은 아이에 대한 사랑에서 나왔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떤 메시지를 읽고 싶지 않았다. 인생이란 많은 부분이 설명할 수 없기에 평소엔 살짝 가려져 있을 뿐 막막함은 본질이다. 그 막막함을 통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책이다. ―서천석(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수의 회고록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그녀의 책이 무척 솔직하고 그녀의 고통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읽기 불편하다. 하지만 뇌건강 문제와 그에 조기에 개입해서 바로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하다. 사람들이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인다면, 그녀가 겪은 모든 일과, 그 일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에 대해 기억한다면, 사람들은 젊은이들, 청소년들의 우울증, 그리고 그것이 수반하는 자살 충동에 더 빨리 반응하게 될 것이다. 또 그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삶의 다른 문제들 때문에 정신이 분산되어 있을 때 그 청소년들이 자신들 마음속에 꼭꼭 감춰두곤 하는 그 거대한 분노에 더 빨리 반응하게 될 것이다. ―폴 지온프리도(전미정신건강협회 회장) 

비평가로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모로서 이 책을 읽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나는 딜런 클리볼드의 모습에서 내 아이들의 모습의 조각들을 본다. 수와 톰의 양육 방식에서 내 양육 방식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아마도 많은 부모들이 그렇게 이들 가족에게서 공통점을 찾을 것이다. 이 책의 통찰은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너무나 필요한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모순이다. ―카를로스 로차다, 《워싱턴포스트》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하고, 솔직하고, 명료하고, 한마디로 눈을 뗄 수가 없다. 정직함, 사랑, 고통, 의심, 그리고 평안을 보여주는 가장 이례적인 증언이다. 공적인 가치가 높은 회고담이다. 일독을 강권한다. ―브루스 페일러, 《뉴욕타임스》 

이 책은 어떤 맹세와 서약 위에 씌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커다란 문제에 맞서 최대한 정직하고 완전하게 답을 찾아가리라는 서약. 이 비극을 막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나 하는 문제 말이다. [……]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녀를 연민하게 되고 공감하게 되고 또 종종 존경하게 된다. 어쨌든 이 책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면책이 아니라 경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리라. ―《뉴욕타임스 북리뷰》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모두 읽어야 할 필독서. 영혼을 관통하는 정직함이 느껴지는 글이다. 엄청난 용기와 지성으로 씌어진 글. 고귀한 책이고 중요한 책이다. ―《타임스》

상황에 따라 읽기 불편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책이다. 콜럼바인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덕분에 다른 비극들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위클리》

이 이야기가 너무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클리볼드의 공감과 정직과, 또 부모들과 교육기관들이 아이들의 숨은 고통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당신을 꼼짝도 못하게 잡아둘 것이다. ―people.com

모든 부모가 꼭 읽어야 할 책. ―parents.com

목차

추천의 말
해설: 평범한 일상에 숨은 공포
책을 펴내며: 알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데에 바친 16년

1부 상상도 하지 못한 일
1 총격
2 마지막 밤
3 다른 사람의 삶
4 쉴 곳
5 불길한 예감
6 어린 시절
7 엄마가 엄마에게
8 슬픔의 자리
9 비탄을 안고 살아가기
10 현실부정의 끝

2부 이해를 향해
11 절망의 깊이
12 치명적인 역학
13 자살로 가는 길 (3학년 때)
14 폭력으로 가는 길 (4학년 때)
15 부수적 피해
16 새로운 인식
17 선서증언
18 뇌건강과 폭력의 교차점

결론 모든 이에게 더 안전한 세상
감사의 말

자료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수 클리볼드

1999년 13명의 사망자와 24명의 부상자를 낸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두 명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딜런 클리볼드는 총격 후 자살했다. 수는 대학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역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던 평범한 엄마였다. 현재는 우울증 조기 발견 및 자살 예방에 관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홍한별 옮김

번역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번역가로 활동
하고 있다. 그간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우리집 백신 백과』, 『가르친다는
것』, 『타블로이드 전쟁』, 『권력과 테러』, 『몬스터 콜스』, 『오카방고의 숲속 학
교』, 『가든 파티』 등 다양한 문학 작품과 인문, 사회과학 도서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독자 리뷰(2)
  1. 시나브로
    2016년 11월 2일 3:45 오전

    어디에서도 접해본 적이 없는 가해자 어머니의 이야기.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격과 흥미를 가지기에 충분했다.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피해자도 아니고 범죄에 관련된 전문가의 견해의 글도 아닌, 가해자의 어머니가 책을 냈다니.!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로라도 주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으로 인해 학생 12명과 선생님 1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를 냈다. 피의자는 딜런 클리볼드와 에릭 해리스였다. 그녀가 이 책을 내고 인터뷰한 내용은 링크로 갈음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62350.html

    , 엄마의 깨달음, 엄마의 회고- 정도로 해석되는 원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바뀐 것 같다. 하지만 이목을 끌기에 적당하고 책 내용을 짐작하기에도 좋다.

    딜런은 나와 같은 1981년 태생이다. 그는 중산층 집안에서 큰 부족함이 없이 자랐다. 전문 직종을 가진 엄마와 건축 일을 하는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했다. 친구관계도 무리가 없는 아이였고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다. 게다가 딜런은 영재반에 들 정도로 학습능력도 뛰어났으며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서 찾을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부모가 봐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는 아이가 하루아침에 살인범이 되었다. 그리고 그 처참한 총격 현장에서 자살하고 만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 이 가능할까? 가장 먼저 우리는 어떤 생각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가? 바로 딜런의 부모에 대한 것일 게다. 어떻게 아이가 저 지경이 될 때까지 부모가 모를 수 있단 말이야? 이 말은 수에게 가장 가슴 아픈 말인 동시에 남은 일생을 바쳐 딜런의 부모가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했다. 딜런은 그 자리에서 자살을 했고, 그의 기록물과 물건은 경찰에게 압수 당했다. 아무 단서도 남기기 않고 죽어버린 아들. 가족은 이전과는 다른 지옥과도 다름없는 삶에 던져졌다.

    수 부부는 많은 희생자 가족들로부터 소송을 받았다. 여론에서는 끊임없이 아들을 살인마의 이미지로 몰아가고 있었다. 온 세상은 그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며 그 어떤 해명도 소용이 없었다. 공황발작과 우울증 그리고 불면증으로 인한 삶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을 흘렀고 그 시간 속에서 수는 딜런의 죽음의 단서를 조금씩 찾아가게 된다. 마음속의 아들을 묻고 미워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많은 아이들을 처참하게 죽인 아들이었지만 딜런 자신도 또 다른 이름의 희생자였다. 그녀는 딜런의 학교 문제, 총기 문제, 컴퓨터 게임 등의 대한 문제점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빌미로 면책을 요구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다만 아들이 자살을 하고 살인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했음을 논리적이고 담담하게 써 나갔다.

    선천적으로 자살 성향 또는 우울 성향에 취약하게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딜런이 그런 아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돌려받게 된 일기장의 내용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견해를 읽다 보면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딜런은 우울증이 깊어 자살로 이어졌다. 반면 에릭은 폭력적 성향이 살인으로 이어졌다. 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만 자살은 꼭 그렇진 않다고 한다. 일기장 속의 딜런은 언제나 죽음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러한 시기에 에릭을 만나 자신에게는 없는 그의 성격에 흡수되게 되면서 함께 범죄를 저질렀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할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이 살인범에게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수는 이야기한다. 치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알아보지 못 했던 자신이 너무나 죄스럽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청소년 시기의 남자아이들의 엉뚱한 행동이 희대의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수의 아들 사랑에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딜런 역시 그녀에게는 소중한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총격 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이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수는 차라리 딜런이 죽기를 바라기까지 했다. 어느 부모라도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희생자들의 고통과 자신의 고통 사이에서 괴로워했던 수를 떠올리니 가슴이 미어진다.

    사람들은 언제나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야 그 원인 파악에 나선다. 물론 그러한 일들이 교훈을 줄 때도 있지만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에 대해서는 좀 더 진지하게 다가서야 한다. 수는 딜런의 죽음으로 지금 많은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우울증 조기 발견 및 자살 예방 운동에 적극 참여해 여생을 보내고 있다. 더 이상 딜런과 같은 아이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소중한 목숨이 아무 도움 없이 스러지지 않도록 말이다.

    그녀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죽음의 그늘에서 그녀의 손을 기꺼이 잡아주고 위로해주고 안아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수가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단 한 가지였을지도 모른다. 사랑과 따뜻한 배려의 말 한마디. 그것이 수를 살렸고 앞으로도 그녀의 삶에 유효할 것이다. 누구보다 자식 사랑에 많은 시간을 붓고 함께 했던 그녀였지만 결국 딜런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딜런이 다 누리지 못한 삶을 그녀가 살아남아 여러 사람을 살려내고 있다.

    아이의 행동을 보고 부모를 섣불리 짐작해 판단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서 그러한 생각을 되돌아 보고 수정할 여지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수는 용감했다. 나는 그녀처럼 절대 하지 못할 것이다. 부모들은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자신이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오해와 착각인 것을.

    딜런의 일기장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 ‘사랑’
    많은 사랑을 받고서도 왜 ‘사랑’을 끊임없이 생각했을까. 죽기로 마음먹고 난 후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아니었을까.

    ——————————————————————————————————-

    23
    부모가 그 무엇보다도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
    세상에서 나만큼 더 잘 아는 부모가 없을 진실이 있다. 바로 사랑만으로는 충분하디 않다는 거다.

    60
    차에 짐을 다 실었을 즈음 이웃 사람들 몇이 로스트비프를 싸서 들고 왔다. 다른 이웃이 보낸 선물이라고 했다. 아마 저녁거리로 준비한 음식일 듯싶었다. 그날 종일 울었지만 이웃 사람들의 친절에 또다시 울음이 쏟아졌다.

    116
    이 극악무도한 참극의 배후에 있는 불편한 진실은, ‘좋은 가정’ 에서 걱정 없이 자란 수줍음 많고 호감 가는 젊은이가 그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딜런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착한 아이였다. 키우기도 쉬웠고 함께 있으면 즐거웠고 언제나 대견한 아들이었다.

    딜런을 괴물로 그려 콜럼바인의 비극이 보통 사람이나 가족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인상을 준다면,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안도감은 거짓일 것이다.

    176
    나는 늘 내가 훌륭한 시민이고 좋은 엄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사상 최악의 엄마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따돌림당하는 존재로 살고 있었다. 딜런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딜런이 생의 마지막 나날 동안 어떤 심경이었을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 셈이다.

    182
    딜런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어야 해요. 친구나 동지가 옆에 있어줬어야 했는데.
    분노와 우울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달래줄 친구요.
    이건 아셔야 해요. 부모님은 그 친구가 되어 줄 수 없다는걸요. 형 바이런도 마찬가지고요. 성장과 분리 과정에 있기 때문에 감추어왔던 고통스러운 문제를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털어놓기는 극히 힘듭니다.

    -신디의 편지 중.-

    207
    “좋은 부모라면 아이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죠.” 컴퓨터 교사의 말이 어떤 악의에 찬 독설보다도 더 나를 아프게 찔렀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257
    자살에 대해 내가 알던 것 전부가 틀렸다. 어떤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지, 그 까닭이 뭔지 나는 안다고 생각했다. 이기적이거나, 비겁해서 자기 문제를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순간적 충동에 휩싸이는 사람들이라고 믿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패배자로 보는 문화적 편견을 나도 받아들였다. 너무 나약해서 삶의 도전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바라는 사람,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도 않고 쉽사리 판단하는 정확하지 않은 생각들이었다.

    276
    프랭크 옥버그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딜런에게는 살인범의 특징이 없지만 살인범과 얽힐 수 있는 취약성이 있었습니다.”
    FBI 수사관은 에릭이 잭과 마크 메인스 등 다른 사람들도 대량 살상 계획에 끌어들이려고 한 적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들은 끌려들지 않았다. 딜런은 끌려들었다.

    283
    우울증이 청소년 시기에는 성인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도 몰랐다. 어른은 슬프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반면 십대는 (특히 남자아이들) 방에 틀어박히고 짜증을 잘 내고 자기비판, 좌절, 분노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더 어린아이들의 우울증은 보통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징징거림, 수면장애, 매달리는 성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309
    당연한 이야기지만 딜런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해서 딜런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이 덜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딜런이 종일 지내는 장소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 했던 것이 뼈아프게 후회된다. 학교의 학업 성취도 대신 학교 분위기와 문화를 아는데 (그리고 딜런과 잘 맞는지 파악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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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툴 박사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잘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설명이 안 된다고 느껴지면 괜찮다는 아이는 말에 넘어가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 문제를 보이라고 한다.

    398
    자살 유족 모임에서 몇 년을 활동하면서 교육과 예방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첫 번째 모임과 그 후 수십 차례 모임에 참석하면서 위안이 되면서 동시에 두렵기도 한 깨달음을 얻었다. 누구라도 이 자리에 올 수 있다는 것.

    417
    나는 딜런이 사랑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유치원 끝나고 퉁퉁한 손을 잡고 프로즌 요거트를 사러 가며 딜런을 사랑했다. 닥터 수스 그림책 를 수천 번 읽어주면서 사랑했다. 딜런의 앙증맞은 야구 유니폼 무릎에 묻은 풀 얼룩을 내일 입을 수 있게 문질러 빨면서 사랑했다. 딜런이 죽이 한 달 정, 팝콘을 나눠 먹으며 같이 를 보면서도 사랑했다. 선서 증언에 당시에도 여전히 사랑했다. 딜런이 한 행동은 증오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아들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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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를 할수록 딜런에게 어떻게 했던 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것들을 배워간다. 설교하는 대신 귀를 더 많이 기울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할 말이 없을 때 내 생각과 말로 빈 공간을 채우는 대신 말없이 같이 앉아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딜런의 감정을 달래려고 하는 대신 인정해주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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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은 병의 결과물인데, 마치 좌절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바라보게끔 만드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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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년 10월 6일 7:52 오전

    1999년 4월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는 사상 최악의 총기 사고가 발생한다. 학생 두 명이 같은 학교의 학생과 선생님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죽고 24명이 부상을 입는다. 이 책은 두 명의 가해학생 중 딜런의 엄마인 수 클리볼드가 쓴 사건 이후의 기록이다.

    슬픔이 공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우리가 육아서적을 보고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훑어볼 때 머릿속 생각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잘될 수 있을까’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분신이 오직 양의 방향으로만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음의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모가 그 책임을 게을리 했을 때 뿐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아이가 잘 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잘못되는 일은 벌어질 수 없다고 책을 보며 생각한다. 그 편견에 대한 반론이 바로 이 책이다.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그 사건의 원인이다. 당연히 폭력적인 게임이나 평소 아이의 성향이 용의선상에 오를 것이고, 마지막엔 반드시 ‘부모’의 책임으로 귀결될 것이다. 얼핏보면 그 원인이라는 것이 사건의 전부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밝히는 원인들 대부분이 사실은 자신 혹은 자신의 아이를 사건의 당사자와 분리시키려는 시도이다. 사실 딜런이 성장하는동안 보인 행동이나 부모의 훈육에서 다른 가정의 그것과 확연하게 분리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그 사실을 믿게 되면 평범한 우리 가족의 일원도 이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범죄가 부모 탓이라고 믿고 싶은 더욱 강력한 이유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린 집에서는 아이에게 그런 나쁜 짓을 하지 않으니 이런 재앙을 겪을 위험이 없다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 클리볼드가 우리아이는 잘못키운게 아니라는 변명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녀가 전혀 알지도 못하던 아들 딜런의 모습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를 알고자 17년간 기록하고 생각했다. 딜런이 우울증이 있었고 그것을 부모가 몰랐던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그런 성향은 청소년기의 방황의 한 부분으로 일시적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지만, 딜런은 쉽게 영향을 받는 스타일이었다. 그 옆에는 분노의 표출을 요구하는 에릭이라는 공범 친구가 있었다. 후의 연구에 따르면 ‘총격 가해자의 25%가 짝을 이루는데, 두 아이 중 한 명은 사이코패스이고, 나머지 한 명은 영향을 쉽게 받고 의존적 성향이 있고 우울에 시달리는 아이’라고 한다. 이 글이 딜런의 부모 입장이기에 반드시 옳은 결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평범한 교육이 영향을 미친것이 아니라면, 딜런의 우울함과 반항적 기질을 표출시키도록 도발한 에릭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모든 남자아이들이 하는 생각은 이런 것이다. 힘으로 구분되는 위계와 현실적인 자신의 지위를 인식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가끔은 돕고 싶은 친구가 있어도 그것을 할 수 없어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현수가 학교 짱을 쌍절곤으로 응징하는 장면을 되돌려 보는 이유는 누구든 중고생 시절에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위계질서를 일거에 전복시킬 강력한 힘에 대한 열망은 남자 아이들이라면 태생적으로 타고 나는 본능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우리 모두의 아들 그 누구도, 그런 생각을 부모에게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교육을 잘못해서도 아니고 아이가 원래 폭력적이어서도 아니다. 그저 이것은 부모와 이야기 하지 않고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는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 아들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녀의 아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그녀가 이 말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점이 그녀가 아들의 기록을 되짚어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었다. 이것은 자신의 아들이 남의 아이들을 죽인 사건이면서 자기 아들이 죽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의 부모에 죽을만큼 미안하고 말로 다할 수 없을만큼 괴로운 맘이 들었지만, 한편으로 아이의 죽음에 대해 슬퍼할 수 없는 그녀의 처지가 그녀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어떤 친구는 그녀가 딜런을 원망하고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오직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고 미안한 맘을 가질 뿐이었다.

    지금 그녀는 자살예방 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FBI 조사반 자문이었던 퓨질리어 박사는 ‘에릭은 사람을 죽이러 학교에 갔고 자기가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반면, 딜런은 죽으러 학교에 갔고 그러다 다른 사람도 같이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책에서도 반복해서 살인 후 자살하는 사건에 대해, 자살을 방지한다면 이에 따르는 살인 또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다른 피해를 줄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에게 끝없이 손을 내밀어 주는 일로 그녀의 삶은 위안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그 기록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남편 톰이 그의 묘비명에 ‘이제 끝이라니 감사합니다.’라고 할 것 같다는 말이 책을 읽는 내내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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