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비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우리 다시 건강해지려면


첨부파일


서지 정보

카피: 나, 당신, 동물, 자연, 사물의 건강…… 우리는 건강을 선택할 수 있을까?

부제: 정의로운 건강을 위한 의료윤리학의 질문들

김준혁

출판사: 반비

발행일: 2022년 4월 20일

ISBN: 979-11-92107-86-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0x208 · 248쪽

가격: 16,000원

분야 정치, 사회


책소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다시 건강해질 것인가?

2022년 4월 18일부로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었다. 3년째 이어져온 팬데믹 사태를 점차 ‘엔데믹(풍토병)’ 체제로 전환하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통한 일상 회복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에 선언되었던 완전한 종식을 뜻하지 않는다. 정부는 얼마 전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아 “소규모 유행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우며 “개개인이 스스로 감수할 위험을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진입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가 상황을 판단해나가면서도 각자도생으로 흐르지 않고, 어떻게 개인과 사회가 ‘함께’ 다시 건강해질 것인가를 모색하는 일이다.
『우리 다시 건강해지려면』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제기한 주요한 이슈와 과제를 낱낱이 살피고 그에 답하는 책이다. K-방역, 건강 불평등, 환자의 우선순위, 백신과 인권, 돌봄, 장애와 노화, 가족 이데올로기, 혐오와 차별, 인간중심주의의 한계, 휴먼 챌린지라는 논쟁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첨예하고 근본적인 주제들을 의료윤리의 관점에서 아우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건강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들이 던져진다. 상태 아닌 동사로서의 건강이란 무엇일까? 사회, 경제, 환경을 건강 자체의 구성 요소로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가 진정 건강하려면 ‘누구’부터 ‘무엇’까지의 건강을 고려해야 할까? 국가가 시혜적으로 지키는 국민의 건강 개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건강 개념을 재정의하는 작업이 감염병을 둘러싼 14가지 주제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날카롭고 새로운 질문은 의사이자 의료윤리학자인 저자 김준혁의 이력에서 비롯된다. 의료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 그리고 보건의료 문제에 관한 인문학적 통찰과 감수성을 결합한 접근법의 힘이라 할 만하다. 그로부터 개인의 구체적인 건강 문제부터 보건의료 정책 전반까지를 다각적으로 다뤄낸다. 이제껏 나온 팬데믹 관련 책들이 정치경제 시스템의 변화 같은 거시적 논의를 다루거나 여러 분야 각자의 문제 제기를 엮은 책이 주를 이뤘다면, 이 책은 분명하고 일관된 문제의식에서 팬데믹의 다양한 국면을 세심하게 비평하는 동시에, 팬데믹을 우리 삶의 아주 구체적인 결정 과정과 일상의 과제와 연결 짓는다.

윤리의 눈으로 탐구하는 팬데믹 대응, 그리고 그 이후

저자는 코로나19가 바꾸어버린 세계, 결코 ‘과학만의 일이 아닌’ 문제를 무엇보다 윤리의 눈으로 살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인류세의 위기, 전 세계가 연결돼 있는 생활 조건 속에서 팬데믹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또 다른 팬데믹이 닥쳐와 다시금 문제를 일으킬 때, 윤리는 어느 쪽이 옳고 좋은 것인지 따질 수 있도록,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준과 방향을 마련해준다. 이뿐 아니라 보건을 더 이상 국가만의 일로 치부할 수 없게 된 지금, 시의적절한 문제의식과 접근법을 제공하는 것도 윤리라는 학문이다.
특히 의료윤리는 우리 생명, 건강과 직결된 다양한 사안과 쟁점에 대한 판단의 기준과 근거를 제시해준다. 의생명과학(biomedicine)의 지식이 올바르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컨대 의료윤리는 한정된 의료 서비스를 누구에게 먼저 분배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를 논의한다. 또 가부장적·후견주의적 보건의료 정책의 문제점을 짚는 동시에,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실행되는 정책의 강제성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의료윤리의 시각으로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던져진 논쟁거리들을 하나하나 재검토하기를 요청한다. 이를테면, 의료윤리적 접근은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삼는 방역 정책이 건강을 가정의 문제로 귀속시키고 국가에 보건의 책임을 지우는 국가주의적 노동관과, 질병의 원인을 개인의 습관 및 활동에 돌리는 질병의 ‘개인적 책임’ 담론을 전제한다는 것을 보인다. 또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타인을 보호할 의무를 지지 않는” 청소년에게 방역 패스를 적용했던 정부 방침이 윤리적 관점에서 옳지 않았음을 성찰하게 한다. 한편 의료윤리적 논의를 통해 의료 개인정보 수집·활용에 있어 데이터 보호보다 데이터 활용에 관한 역량강화를 추구하는 상보적 정책 방향도 제시할 수 있다. 백신 분배를 둘러싼 백신 국가주의(vaccine nationalism)과 인권 원칙의 대립은 건강의 측면에서 고려된다. 더불어 저자는 자원자가 있다고 해도 ‘휴먼 챌린지 연구(건강한 연구 참여자를 모집해 코로나19에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비윤리적이라는 판단이 ‘윤리적 직관주의’에 기대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연구 윤리의 갱신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정부의 감염병 대응과 코로나19로 비롯된 사건에 대한 톺아보기는 팬데믹이 던진 화두를 구체적인 삶, 선택과 연계된 문제로 다뤄나간다.


목차

들어가며: 코로나19 이후를 윤리에 묻자

1 K-방역에 질문하기
2 마스크 쓰기라는 건강행동
3 환자에도 순서가 있는가
4 가족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5 백신과 인권
6 노인을 위한다는 것
7 의료는 있으나 돌봄은 없다
8 감염병의 공포
9 누가 학교 폐쇄를 결정하는가
10 코로나 시대의 죽음
11 코로나19 감염에 자원하는 사람들
12 인간 너머의 건강
13 의료에서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기
14 데이터 보호보다 중요한 것

보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나가며: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편집자 리뷰

건강을 다시 정의할 때 우리에겐 미래가 있다

다시 건강해져야 할 ‘우리’는 누구일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해 기존의 건강, 의료, 돌봄,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새롭게 정의함으로써 답한다. 건강의 구성 요소에 질병의 유무나 혈압, 혈당, 체질량 지수 등의 정상 측정치보다는 손 씻기, 실내 환기, 운동 같은 건강행동(health behavior)의 수행 여부를 포함시키자고 주장한다. 이런 전환이 이뤄질 때 가령 헬스장에 갈 만한 경제적, 사회적 여력이 없는 사람에게 건강행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은 ‘공정’한 것이 된다. 나아가 저자는 ‘인간’중심주의의 근대적 기획에서 배제된 비서구인,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어린이와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는 탈인간중심주의를 말한다. 이런 주장은 당위로만 제시되지 않는데, 건강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이론 틀로서 내가 건강하려면 “상호연관성을 지닌” 인간, 동물, 환경 세 영역이 모두 건강해야 하고, “그 건강은 올바른 생물학적 실천을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소개한다.
또한 이 책은 돌봄 없는 복지, 돌봄 없는 의료의 한계와 문제점을 검토한다. 그와 함께 장애인과 노인의 (탈)시설화를 주요하게 논한다. 격리시설은 고질적인 인권 침해 문제를 안고 있을뿐더러, 시설 내 코로나19 집담감염 사태처럼 안전과 보호라는 명분이 지켜지지도 않는 방식이다. 하지만 “탈시설화는 단지 지역 바깥의 시설에서 지역 내 돌봄시설로의 전환”이 아니라, 사회가 “장애인, 노인과 함께 살 수 있는 장소로 바뀌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함께 사는 법은 곧 “함께 돌보는 법”이다. 이러한 건강, 돌봄, 트랜스휴먼 개념의 확산과 실천은 곧 초유의 재난을 야기한 ‘이전’의 세계로 역행하지 않고 ‘이후’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에 값한다.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 사회의 생생한 민낯을 종합적으로 성찰하는 『우리 다시 건강해지려면』에서 우리는 건강과 질병이라는 인간 삶의 기본 조건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

김준혁

의료윤리학자. 항상 긴박한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인이 각자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끔 하고, 질환으로 삶이 깨어진 이들을 다시 하나로 불러 모으는 일은 의료윤리만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교육학교실 조교수, 한국의철학회 편집이사, 한국생명윤리학회 학술이사,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소아치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생명윤리 석사를,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료인문학 박사를 마쳤다. 주요 저·역서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모두를 위한 의료윤리』(2021),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2021)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Remote monitoring of medication adherence and patient and industry responsibilities in a learning health system”, 「코로나19로 인한 응급 상황에서 의료자원 분배 및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 설정」, 「능력으로서의 건강 개념과 그 의료정의론적 적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