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본질과 언어와 감각을 마주하는 강렬한 기록!

사랑의 노동

가정, 병원, 시설, 임종의 침상 곁에서, 돌봄과 관계와 몸의 이야기

원제 Labours of Love

매들린 번팅

출판사 반비 | 발행일 2022년 10월 7일 | ISBN 979-11-92107-93-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2x210 · 468쪽 | 가격 22,000원

책소개

간호사, 의사, 간병인, 사회복지사,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부모를 돌보는 자녀……
나를 돌봐온 존재들과 내가 돌보는 존재들의 이야기

돌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해낸 5년간의 취재

돌봄공백, 독박돌봄, 영케어러, 돌봄사각지대…… 지난 몇 년간 돌봄은 각종 문제이자 ‘위기’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동시에 고령화부터 양극화, 공공서비스 붕괴, 젠더 불평등, 환경 파괴, 기후위기까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핵심적 방안으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돌봄의 가치와 보편성을 강조하는 의제와 담론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사회적 논의는 불충분하고, 돌봄 수요의 끊임없는 증가 속에서도 만성적인 저평가와 저임금·불안정 노동화, 인력·예산 부족, 돌봄 정책과 일선 현장의 괴리 등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은 모두 돌보고 돌봄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음에도, 우리 각자에게 돌봄이 내가 하고 싶지는 않은 것, 그 중요성을 인지한다 해도 그저 두렵고 막막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을 짚어야 할 것이다. 돌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지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때다.
『사랑의 노동』은 간병인, 간호사, 의사, 사회복지사, 연구자, 활동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부모를 돌보는 자녀 등 수많은 돌봄 당사자들의 이야기와 경험, 상호작용을 담아내는 책이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 매들린 번팅은 5년간의 취재를 거쳐 이 책을 써냈다. 종합병원, 호스피스, 시설, 일반의(GP) 진료소, 가정, 시민단체 등 다양한 돌봄 현장을 참관하고 구성원들을 인터뷰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뿐 아니라 관련 통계, 문헌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사회적 돌봄에 관한 거시적이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조망하고, 돌봄의 역사적 측면까지 훑는다. 가사노동, 치료, 회복, 사랑의 관계를 주제로 한 문학과 예술을 다룸으로써 돌봄의 세세한 결을 풍부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그에 더해, 각 장의 끝에서 돌봄과 밀접한 단어를 제시하고 그 어원과 의미를 밝힘으로써 우리가 돌봄을 이해하는 방식을 주조하는 문화적 배경 또한 들여다보고자 한다. 단연 돌봄이 처한 풍경에 관한 깊이 있고 종합적인 기록이라 할 만하다.

숫자로도 언어로도 다 표현될 수 없는 돌봄 문제를 포착하다

돌봄은 표준화가 불가능하며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것이 긴 기간 돌봄을 연구하고 취재해온 저자의 문제의식이자 통찰이다. 돌봄의 많은 부분이 ‘암묵적 지식’에 기반하며, 돌봄은 “마음과 촉감으로 느끼는 것”이다. 돌봄을 이야기할 때 따라오는 주요한 어려움도 여기에서 비롯되는데, 저자는 그 한계를 넘어 돌봄의 현실을 전달하기 위해 돌봄 현장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서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독자에게 전한다.
많은 간호사, 간병인, 의료보조사, 환자의 가족 들은 목욕, 식사, 청소, 정리 정돈, 손 잡아주기, 지켜보기 등 돌봄을 이루는 많은 활동은 “물리적으로 대상자의 곁에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돌봄을 테크놀로지에 의존한다고 해도 돌봄은 여전히 “오프라인 활동”인 것이다. 한 간병인은 “신체적인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누군가와 살을 맞대고 접촉하는 것은 매우 강력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한 간호사는 돌봄이 감상주의적으로 흐르는 것은 간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돌봄은 “무언가를 행”하는 것, 무엇보다 ‘행동’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 일반의는 기술이 고도화된 시대에도 “의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진단 도구는 이야기를 듣는 능력”이라 말한다. 의사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표현이나 제스처, 격려를 통해서도 환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환자의 이야기를 종합·정리해서 자신의 의학적 지식과의 연관성을 찾아내야 한다.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러우며 통제되지 않는 신체와 감정을 날마다의 일과로 다”뤄야 하는 간호사들은 환자의 존엄을 보호하면서 환자를 씻기기 위해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더 쾌활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이끈다. 이를 저자는 “거리두기와 안심시키기 사이의 미묘한 상호작용”이라고 일컫는다. 숙련된 간호사는 촉감과 목소리가 무엇보다 환자에게 오래 남는다는 것을 체득하며, 중심정맥관삽입술 같은 일견 단순 반복 작업처럼 보이는 업무에서 축적된 전문성과 “작은 징후를 포착”해내는 고도의 판단력을 발휘함으로써 환자 리스크 관리를 이끈다.
이러한 구체적인 경험에서 길어 올린 돌봄에 관한 통찰과 지식은 잘못된 이분법을 가로지른다. 돌봄은 쉽게 ‘머리 대 가슴’, ‘적극성 대 소극성’, ‘숙련 대 미숙련’ 같은 이분법으로 납작하게 인식되곤 한다. 돌봄에 철저히 비즈니스 논리를 적용하거나, 아니면 돌봄을 (종교적) 자기희생의 결과물로만 여기는 극단의 인식, 돌봄을 여성의 일로 놓는 젠더 고정관념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저자의 오랜 취재와 관찰,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고 나이 든 부모를 돌본 자기 경험을 엮어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돌봄에는 무엇보다 많은 요소가 얽혀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누군가를 돌보려면 전문 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통찰력, 창조력,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과 역시 중요하다. “좋은 돌봄은 기술인 만큼이나 예술이며, 요령인 만큼이나 전문적인 역량이다.” 이 책이 돌봄의 섬세한 상호작용을 알아차리고 붙잡아 우리에게 전하는 돌봄의, 양질의 간호·간병·치료·보살핌의 본질이다.

편집자 리뷰

“돌봄은 가장 인간다운 일”
인간성에 대한 이해와 발견과 회복의 여정

이 책은 단순히 돌봄의 가치를 상찬하거나 돌봄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실험하는 데 의의를 두지 않는다. 현재의 사회 시스템 아래에서 돌봄을 수행하는 데 얼마나 많은 공력이 드는지, 좋은 돌봄을 받지 못할 때 삶이 얼마나 피폐해질 수 있는지, 돌봄‘노동’의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어떤 착취와 소외와 모멸감을 겪는지, 건강하지 않은 돌봄 관계가 어떤 폭력을 낳을 수 있는지 등도 두루 다루고 있다. 이처럼 균형 잡힌 시각에서 그려진 돌봄 문제는 돌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거두고 무지에서 한 발짝 벗어나도록 이끌어준다. 나아가, 돌봄이 언제나 우리의 삶에 존재해왔으며 우리 대부분이 돌봄을 통해 신체에 체화되는 지식을 축적해왔음을 생생하게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모든 돌봄은 취약성, 상호의존성, 고통을 다룬다고 말한다. 돌봄의 관점에서 삶과 사회에 접근할 때 현대 사회에서 종종 무시되어왔던 인간의 조건이 드러나는 것이다. 책의 곳곳에서 우리는 인간이 자신의 존엄, 자율성, 인간성이 박탈되었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돌봄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본다. 오늘날처럼 돌봄이 서비스 사용자-제공자 시스템에 들어올 때, 부족한 시간과 너무 많은 절차에 쫓겨 돌봄 당사자들이 관계를 맺을 수 없을 때 그런 결과가 야기된다. 반대로 타인을 돌보면서 타인을 이해하려 하고 자기 자신의 인간성을 긍정하게 될 때 인간다움에 관한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도 목격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돌봄이 곧 “우리가 우리 자신과 타인의 인간성을 경험하는 날것의 질료”라는 말을 이해할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독자들에게
서문

1 보이지 않는 심장
돌봄
2 유지의 예술
공감
3 비발디를 들으며: 시민단체에서
친절
4 돌봄이라는 암흑물질: 병원에서
긍휼
5 하루 300건의 의사 결정: 일반의 진료소에서
동정
6 목격자 되기: 간병인의 곁에서
의존
7 뱃사공의 임무: 임종의 침상에서
고통
8 가능한 미래

감사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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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