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단 한 번의 실패도, 절망도 하지 않았던 시절,
처음으로 사람의 윤리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주었던,
그때 그 동화를 다시 읽는다는 것!
건축가 김진애,오영욱, 서울도서관장 이용훈, 라디오 피디 정혜윤, 경제학자 우석훈, 아나운서 고민정, 소설가 황경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탐서가들이 동화책을 한 권씩 손에 들고 한 자리에 모였다. 『플랜더스의 개』, 『비밀의 정원』, 『어린 왕자』, 『인어 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가 깊은 곳에서 ‘내 인생의 동화’라 할 작품들을 꺼내온 저자들은 오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와 함께 성장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어렸던 나와 다시금 마주하면서, 그때는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을 글에 담았다.
유년 시절에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을 때,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될까? 동화를 읽으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저자들은, 결코 ‘추억의 복원’만이 두 번째 독서의 유일한 매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명작 동화들은 어른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삶의 의미를 되새겨주며, 고단한 시간을 감내하는 용기를 북돋워준다. 특히 동화는 세상에서 가장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그런 가르침을 전해주어,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아련한 시간 여행 끝에 저자들이 발견한 것은 어른의 영혼도 또 한 번 성장시키는, 위대한 고전의 힘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동화의 힘은 더욱 빛난다. 동화는 우리를 그때 그 시절로 다시 데려가,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와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키며, 근본적인 성찰로 우리를 이끈다.
① 우리 시대 교양인들이 꼽은, 영혼을 완성한 동화들!
우리는 모두 동화를 먹고 자란다. 동화는 그 자체로 우리의 성장기이다. 그래서 동화를 다시 읽는 것은, 그 동화에 새겨진 성장의 발자취를 다시금 되짚어 추억하는 일과 같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저술가, 독서가들이 어린 시절에 읽었던 각별한 동화들을 다시 읽으며, 어떻게 동화와 함께 성숙했고, 세상의 진리를 깨쳤으며, 마침내 지금과 같은 모습의 어른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건축가로, 18대 국회의원으로, 20여 권의 저술가로, 전방위적으로 활약하며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을 얻은 김진애 인간도시컨센서스 대표는 중학생 시절, 자신과 꼭 닮은 씩씩한 소녀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에 환호했다. 앤은 인생이란 꽤 긴 과정이며, 그 과정 자체로 의미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앤』 시리즈 10권을 꺼내 읽는다.
과학자인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에게 『플랜더스의 개』는 ‘감동의 눈물’이란 것을 가르쳐준 책이다. 이 관장은 해태 우유와 함께 배달된 만화책 『플랜더스의 개』를 통해 넬로와 파트라슈를 처음 만났다. 제 몸으로 둑을 막아 마을을 구해낸 ‘네덜란드 소년’처럼 위대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고작 그림 한 점을 보려다가 죽은 가난한 아이 이야기인데, 소년 이정모는 생애 처음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도 이 관장의 마음속에 『플랜더스의 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아 있다.
영화 기자 김혜리에게 『보리와 임금님』은 최초의 솔 메이트였다. 친구 사귀는 기술이 서툰 여자아이에게 이 책은 마음속의 단짝이 되어 소속감과 지지를 주었고, 기자가 된 훗날까지 ‘좋은 서사와 캐릭터의 원형’을 선물해주었다.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은 사서가 직업이지만 정작 어릴 때에는 책이 부족한 시절을 보냈다. 그때는 책뿐 아니라, 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소년은 그저 바깥에 나가 뛰어놀았다. 우연히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빌려 읽은 『꿈을 찍는 사진관』은 지금껏 기억나는 몇 안 되는 귀한 동화이다.
소설가 황경신에게 『어린 왕자』는 여덟 살 때에 놀러 갔던 외갓집 풍경과 함께 남아 있다. 낮잠을 자다 깨어 우연히 들어간 창고 안에서 책을 발견하고, 앉은 자리에게 다 읽었던 기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 풍경은 고스란히 마음에 담겨 있다가, 훗날 사랑에 대한 중요한 진리를 깨우쳐 주었다.
CBS 프로듀서이자 서평가인 정혜윤에게 『톰 소여의 모험』은 초등학교 시절, 서울에서 전학 왔던 얼굴이 하얀 소년을 떠오르게 한다. 훗날 정혜윤은 자신의 책을 쓰면서, 다정한 추억을 함께 만들었던 그가 최초의 책 스승이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② 고전 텍스트를 두 번째 유영할 때 얻게 되는 놀라운 것들!
어린 시절에는 온몸으로 책을 읽지만, 그렇다고 그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용으로 간추린 요약본을 읽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경험 세계로는 다 소화할 수 없는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또 같은 문장이라도 어른의 입장이 된 지금에는 다르게 읽히기도 한다. 저자들은 유년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던 동화를 원전으로 다시 읽으며, 이야기의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교훈을 발견하고, 또 다른 감동을 얻는다.
원전은 축약본에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말해준다. 작가 안소영이 어린 시절 읽었던 『장 발장』은 의문만을 남겨주었던 책이다. 착한 장 발장이 왜 은촛대를 훔쳤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어린 소녀는, 그로부터 20여 년 후 원전이 되는 『레 미제라블』을 다시 읽으며, 비로소 의문을 풀었다. 그리고 삶의 고난이 성장의 토양이 될 수도 있음에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어른이 되어 알게 된 여러 지식들이 보태지면서, 동화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경제학자 맬서스의 『인구론』에 대한 문학적 반격을 예리하게 읽어낸다. 구두쇠 스크루지의 개과천선이라는 단순한 스토리에 숨은,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노동당 부대표 장석준은 한때 『15소년 표류기』에 열광하며 ‘체어먼 공화국의 시민권을 발급받고자 열망했던 소년’이었다. 하지만 다시 읽은 『15소년 표류기』에서 노골적인 인종주의와 제국주의, 남녀차별을 발견한 뒤, 이 책에 비판적 거리를 두고자 한다. 그리고 어떻게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어른이 되고자 한다.
같은 문장이 이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나운서 고민정의 기억 속에 『인어 공주』는 그저 착하고 어여쁜 캐릭터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인어 공주는 포근한 바다의 품을 떠나 외롭고 거친 세상살이에 나서야 하는 인물로 읽힌다. 하지만 새로 읽은 원전에서 인어 공주가 사랑을 통해 불멸의 영혼을 얻는 장면을 본 뒤, 여전히 사랑을 긍정할 수 있다는 위안 또한 얻는다.
번역가 홍한별에게 『빨간 구두』의 함의는 이제 전혀 다르게 읽힌다. 어린 시절에 『빨간 구두』는 탐나도록 아름다운 것에 대한, 두려울 만큼 커다란 동경을 느끼게 한 책이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빨간 구두』는 소비 사회의 욕망처럼 다가온다.
건축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오영욱(오기사)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며 새삼 자신이 상상력이 결핍된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을 통해 상상력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동화 두 번째 읽기를 통해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고전의 힘이다. 명작 동화들은 그 어느 책보다도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인생과 세상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주고, 지켜가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알려주며, 더 아름답게 나이 들도록 응원해준다. 동화는 “나를 퇴행시킴으로써 재무장”(김혜리)시키기도 하고, “막막하고 무기력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이라 할지라도, 손에 쥔 모래알처럼 의미 없이 스르르 빠져나가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안소영) 가르쳐주기도 한다.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권오준)는 구절은 여전히 진리이며, 어른에게도 여전히 “기적과 마법의 순간”(김용언)은 필요하다.
어쨌든 저는 인어 공주도 아니고 그것이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걸 알지만 『인어 공주』를 계속 읽겠습니다. 뭔가를 얻기 위해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니까요. 저는 빨간 망토를 입은 소녀는 아니지만 『빨간 망토』를 계속 읽을 것 같습니다. 세상엔 친절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내는 늑대가 우글거리니까요. 저는 아기 돼지는 아니지만 『아기 돼지 삼형제』를 읽겠습니다. 내 집을 부서뜨리거나 나를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늑대가 우글거리니까요. 제가 드라큘라는 아니지만 『드라큘라』를 읽겠습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영혼이 없으면 남들의 피나 빨아먹고 살 수밖에 없단 걸 알려주니까요.(14~15쪽 / 정혜윤)
사회인이 되어 영화에 관한 기사를 쓰고 인터뷰를 통해 글로 인물을 스케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면서는, 내 잠재의식에 입력된 좋은 서사와 대사의 조건, 존중할 만한 인간상, 매혹적인 자연 이미지의 원형이 엘리너 파전의 이야기와 에드워드 아디존의 그림에 얼마나 많이 빚지고 있는지 발견하고는 이따금 소스라친다.(32쪽 / 김혜리)
이제 중학생이 되는 작은딸에게 『플랜더스의 개』를 만화책과 만화영화 그리고 동화책 가운데 어느 걸로 권할지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동화책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책의 결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을 딸에게 이렇게 말해줄 거다. “우리 세상도 넬로와 파트라슈가 살던 세상과 별로 다르지 않아. 그리고 이젠 너도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읽을 때가 됐단다.”(51쪽 / 이정모)
이 대목을 보며 나도 지난날 겪어야만 했던 가난이 떠올랐다. 방방이 불을 때지 못해 온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지내던 때, 연탄 대신 아버지의 낡은 잡지를 넣고 태우며 내쉬던 엄마의 한숨, 간식인 줄 알았으나 주식이 되어버린 감자, 교복 자유화로 온통 밤색인 교복들 틈에 홀로 언니에게 물려 입은 검정색 교복 외투의 두드러지던 빛깔……. 마리우스의 가난과, 이를 전하는 빅토르 위고의 낮은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막막하고 무기력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이라 할지라도, 손에 쥔 모래알처럼 의미 없이 스르르 빠져나가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따라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진지한 성찰로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키고, 때로 그 환경을 바꾸어버리는 이도 인간 자신인 것이다.(59~60쪽 / 안소영)
『앤』 이야기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앤이라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어떤 소녀든, 어떤 여자든 앤에게 금방 친밀감을 느끼고 동질감까지도 갖게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앤의 콤플렉스에 절절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홍당무 같은 빨강머리, 얼굴 가득한 주근깨가 아니더라도 외모 콤플렉스를 갖는 것은 모든 소녀의 ‘권리’이기조차 하지 않은가. 어느 하나 내세울 것 없다는 심정, 누구도 날 좋아해주지 않을 듯한 외로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지 못하는 답답함 등 앤의 열등감과 고독감과 불안에 공감하지 않을 소녀가 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게다가 앤은 고아이기까지 하니 말이다.(74~75쪽 / 김진애)
아름다운 삶은 원래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비극으로 점철된 삶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아름답게 바꿔나가는 노력이 더 중요하며, 그렇게 얻어진 행복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가치를 획득한다. 어른들은 메리와 디콘, 콜린을 통해서야 비로소 그 진리를 깨닫게 된다. 아이가 어른을, 그리고 스스로를 둘러싼 좁고 편협한 세계를 변화시킨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법의 가능성을 실현시키는 것이다.(92~93쪽 / 김용언)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의미를 찾지 않는다. 세계는 오직 사랑 안에서 생성되며, 오직 사랑의 법칙만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그 세계 안에서는 꽃이 말을 걸고 두레박이 노래를 부르고 사막이 그리움으로 출렁인다. 단 한 사람에 의해 밤하늘의 별들이 한꺼번에 울다가 한꺼번에 웃는다. 우리 모두, 한때 그런 세계에서 살았다. “불과 삼사 년 만에 거장처럼 그리는 법을 배웠지만,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 일생이 걸렸다.”고 피카소가 말했다. 일생을 걸 만한 가치가 있다. 그날 그 풍경 속으로 우연히 걸어 들어온 어린 왕자를, 그 모습 그대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그토록 무모한 사랑에 빠질 수 있다면.(107쪽 / 황경신)
프롤로그를 대신하여
최초의 아름다움, 최초의 윤리에 대하여
1부 유년의 영혼은 명작과 함께 성장한다
1. 보리와 임금님|한 번도 괴물을 마주치지 않은 것처럼
2. 플랜더스의 개 |우리 세상도 넬로와 파트라슈가 살던 세상과 다르지 않다
3. 레 미제라블 |고단한 이들에게 주는 위안과 용기
4. 앤 시리즈 |콤플렉스와 자존심은 우리의 힘
5. 비밀의 정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기적과 마법의 순간
2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인생의 진실들
6. 어린 왕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의미를 찾지 않는다
7. 크리스마스 캐럴 |가난한 솔로를 위한 크리스마스 판타지
8. 몽실 언니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몽실 언니들을 위하여
9. 15소년 표류기 |15소년이 남긴 뜻밖의 근본적 물음들
10. 빨간 구두 |순수를 위반하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다음
11. 키다리 아저씨 |독서와 사랑은 발명되는 것이다
3부 더 힘세고 아름다운 어른으로 살기 위하여
12. 인어 공주 |이 깊은 외로움이 끝나지 않는다 해도
13. 꿈을 찍는 사진관 |간절한 그리움과 새로운 꿈을 찾아서
1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상상력이 너를 구원할 거야
15. 갈매기의 꿈 |인간에게는 누구나 초월적인 힘이 있다
16. 정본 윤동주 전집 |윤동주의 동시가 펼쳐내는 영원하고 순수한 세계
이 책을 읽고나니…
어린시절 추억의 방들에 햇살 내리쬐며..
그 시절 기억 속 감각들이 먼지처럼 일어난다.
그리움이 설레임으로 바뀌는 그런 느낌.
이 책을 읽고 세운 나만의 새로운 계획.
다시 읽고픈 동화들 하나씩 읽어가며
마음에 와닿는 구절 밑줄도 긋고..
내 생각도 적고…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유민에게 건네기.
앤 시리즈, 비밀의 정원, 플랜더스의 개, 키다리 아저씨, 몽실언니, 어린왕자…
그 속에 담긴 인생의 진실들을 오랜 시간 나와 내 아이가 나누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와닿는 이야기를 마주하며,
또 그만큼 달라져있는 서로를 느끼고 알아가기. 아 생각만해도 설렌다.
틈틈히 책을 읽으려고 한달에 한번씩 큰딸 1학년때 친구 엄마들과 횟수로 3년째 독서모임을 하는 저랍니다. 그정도로 책이 너무나 좋은데 사실 학창시절에는 지금처럼 책에 대한 흥미를 잘 몰랐어요.
그렇다고 저희 부모님이 제게 공부해라, 공부해라 노래부르시던 분들도 아니셨어요.
그저 제가 학생때는 공부 하는게 미덕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앎에 대한 흥미도 있었기에 그저 열심히 공부하면서, 가끔은 팝송을 좋아하는 여학생이었지요.
그 당시에 내가 책을 못 읽었던 것에 대해서 어른이 되서도 별다른 후회를 못 느꼈는데 두 딸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키우고 싶은 제 블로그 제목처럼 요즘은 옛날보다도 더 “책이 진리이고 답이다.” 라는 생각에 더더욱 아이들 책부터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제가 읽을 책까지 관심이 확장되더라구요….ㅎㅎㅎ
그렇게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가고 요즘은 조금씩 학창시절에 제대로 읽고 감흥을 느꼈던 책 한권이 없는게 어찌나 아쉽던지요.
타임캡슐이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후회만 한다고 뭐 방법이 있겠어요?
지금 이 순간, 그때 못한것을 죽기 전까지 실컷 하고 가면 되지요.
그래서 요즘 제 목표가 세상에 널려있는 좋은 책들 (그저 그런 책이 아닌) 을, 내가 읽고 싶은 목록들을 다 읽어보고 죽는 것이랍니다.
아직은 좀 추상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연령대별로 가닥을 잡아 뒀지요.
내후년이면 40대에 접어드는 때까지는 골고루 읽어 보고, 50대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파고 들리라…..!!!
그렇게 읽어도 죽기 전에 다 읽지는 못하겠지만요. 나름 이렇게 비장한 생각이 들게 한 책이 바로
입니다!!!
-우리 시대 탐서가들의 세계 명작 다시 읽기-
부제를 정말 잘 지은 거 같아요.
시인, 정치인, 경제학자, 도서관장, 아나운서, 기자, 건축가, 정당 부대표, 방송국 PD, 번역가, 소설가, 생태동화작가 등등 17인이 학창시절 읽었던 책 중에 기억에 남는 한권을 골라
“자신만의 고전”이 최고라고 역설하는 모음집!!!
각자 나름 성공한 자기 영역의 대표들이 “자신만의 고전” 에 대해서 학창시절 느낌과 두번째 다시 보는 “자신만의 고전” 을 대하는 느낌을 솔직담백하게 풀어써서 저도 모르게 몰입하면서 보게 되더라구요. 아는 작품이든, 모르는 작품이든 받아들이는 사람의 스키마가 각자 달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고, 같은 부분을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세계 명작에 접근하는 방식도 느끼게 되어서 책을 탐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하나의 작품을 바라보게 되는 기회도 제공해주면서 자신의 학창시절 NO.1 세계 명작 한권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추억여행을 떠나볼 수 있게 하는 매력 넘치는 책인 거 같아요.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여기는 세계 명작 속에도 인간의 삶이 담겨있고, 그 삶을 통해서 내 삶으로 어떻게 긍정적으로 투영시킬 것인가 고민해 가며 그렇게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세계 명작 이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편 이 책을 쓴 한분 한분이 참으로 부럽기까지 했어요.
그래도 최소한 학창시절에 책을 가까이 했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서 다시 꺼내봤을 때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지나온 삶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하지만 저도 늦지 않았다 생각하렵니다.
학창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느낄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지름길을 지나서 어린 아이들에게 고전이었던 세계 명작은 아니어도, 인문학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만나보고 저만의 고전으로 자리잡게 될 책들을 한권 한권 쌓아갈 생각이니까요.
더불어 지금 자라고 있는 10살, 7살 두 딸들에게도 저는 이루지 못했지만 나중에 제 나이만큼 시간이 흘렀을 때 “나만의 고전” 이라고 망설임없이 손꼽을 수 있는 책 한권 남겨준다면 아이들 잘 키웠다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런 것이 책을 좋아하는 엄마가 자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어린 시절 읽었던 세계 명작을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는다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아나운서, 생태 동화 작가, 기자, 도시 건축가, 경제학자 등 다양한 직업의 17인의 탐서가들의 유년 시절에 읽었던 세계 명작은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다만, 조금은, 지금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세계 명작을 읽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외에는..
예를 들면 그런거죠.
의 저자인 경제학자 우석훈의 눈에 비친 은 ‘계급적이고 잉여적이며 인구학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노동당 부대표인 장석준의 눈에 비친 는 유럽 제국주의, 노골적인 민주주의, 백인 인종주의 등의 추한 진실들의 종합 선물세트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한 편의 동화들을 끄집어 내기 까지는 각자의 스토리가 존재했고, 지금은 어른이기에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기억들이 아닐까요. 책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책이 내 손에 쥐어지는 순간, 같은 제목의, 같은 내용의 책도 더 이상 같은 책일 수 없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그 안에는 ‘내’가 오롯이 녹아 드니까요. 그렇기에 소설가 황경신이 이야기하는 ‘어린 왕자’와 나의 ‘어린 왕자’가 다르고, 아나운서 고민정이 이야기하는 ‘인어 공주’와 나의 ‘인어 공주’가 다를테지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나만의 동화 밖에 몰랐던 내가 다른 사람의 동화를 읽으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때론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어서 한 편 한 편 읽어내려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세계 명작은 아니지만 제 기억 속의 전부를 차지하는 동화책 한 권을 오랫만에 꺼내 읽었습니다. 1993년, 11살 초등학교 5학년 때 제 손에 들어 온 3,500원 짜리 이 책은 누렇게 손 때 묻고 여기 저기 찢어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네요. 함께 이사하고, 함께 결혼하여 신혼집에 둥지를 틀고, 지금은 함께 아이를 키우며 훗날 제 손주의 손에 쥐어주는 게 제 바람입니다.
이 책에는 내 가족이 있고, 내 어린 시절이 있고, 지금의 내가 있기에..
“어린 시절의 독서는 우리에게 영원히 살아남아 있습니다.” 라는 프롤로그의 글이 제 마음을 대신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그렇게도 강조하는 독서의 의미가 조금은 퇴색된 것 같아 씁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의 독서는 영원히 살아남을 거라 믿습니다.
첫 제목부터 이 책은 나와 잘 맞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세계명작을 소재로 한 여러 작가, 혹은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 책은, 자칫 잘못 읽으면 지루해 질 수 있는 비문학 도서였다. 나는 그런 점이 오히려 더 좋았다. 어떨 때 읽으면 재미있고, 어떨 때 읽으면 졸린다 라는 것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지고 말았다.
이 책은 16명의 사람들이 16개의 책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이 쓴 챕터는 내 취향이고, 저 분이 쓴 챕터는 별로다’ 라는 식의 설명도 가능하겠지만, 나는 여러사람들의 여러가지 세계관, 여러가지 스토리들이 새로웠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에 수록되어 있는 세번째 이야기, 고단한 이들에게 주는 위안과 용기 편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안소영작가가 써서 더 마음에 들었던 거 같다. 본격적으로 책 소개에 들어가자면,
표지는 귀여운 노란색이고 소녀의 그림이 실려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저절로 책이 읽고 싶어진다.
뒷면에는 목차를 간략히 표기하고 있다.
두께는 두껍지 않은, 읽기좋은 정도랄까.
넘기면 바로 있는 책갈피.
이 책에는 내가 몰랐던 명작들도 있어서 읽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수록되어 있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들, 작가의 주제가 생생하게 다가왔다. 아니, 오히려 너무 생생해서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도덕성에 관한 보리와 임금님,사람의 ‘흠’ 에 관한 앤 시리즈와 욕망을 이야기하는 빨간 구두까지. 나에겐 누구에게든지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한번 펼치고 덮지 못한채 밤이 깊어지도록 스탠드불을 켜 놓고 열심히 읽었다. 꼭 나를 보는거 같아서, 예전에 명작들을 읽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듯 해서. 전부 다 읽고 책장을 덮으니 섭섭함이 몰려왔다. 아니, 속상함이랄까. 너무 짧은 이야기여서였다. 그래서 더 여운이 길었다. 이 글을 쓰고나서도 다시 한번 더 읽을, 완벽히 나의 맘에 쏙 드는 책이다.
제목만 봐도 막 읽고 싶어지는 책을 읽었어요.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도서출판 반비
우리 시대 탐서가들의 세계 명작 다시 읽기라고..
고민정 권오준 김용언 김응교 김진애님외
12분이 더 글을 쓰셨답니다.
어느 정도 자신의 분야에서 경지?에 오르신 분들은
과연 어떤 동화가 그들을 마음을 잡았을까..궁금해졌답니다.
상큼한 노란색 표지에
책을 읽고 있는 소녀의 그림이 눈길을 끄네요.
제목만 읽어도 아~하!!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들.
플랜더스의 개. 레 미제라블. 앤. 비밀의 정원
어린왕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앤의 이야기는
건축가이신 김진애님이 글을 쓰셨어요.
김진애님을 간단히 소개하자면요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셨어요.
MIT 건축 석사.박사시구요.
현재는 (주) 서울포럼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건축도시기획, 디자인개발, 출판이벤트기획을, SF도시건축(주)라는 이름의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세계의 리더 100인 중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되신 분이지요.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와 『여자 우리는 쿨하다』외 다수의 도서를 출간하셨어요.
이책에는 각 유명인들이 각자가 읽은 어린시절의 책에 대한
소회와 함께 책의 원본 사진도 있답니다.
김진애님은 앤의 장점.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재주에 대해 언급하셨지요.
저도 어릴적 단짝 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마주치는 동물들과
잡초꽃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고
이름을 적은 노트를 갖고 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앤은 외모 컴플렉스가 있는 소녀였지요.
유명했던 만화 주제가도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앤~이라며
노래도 시작하지요.
후일에 앤의 머리색이 많이 옅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미운오리새끼가 변신하듯
아름다운 아가씨로 변신하진 않았을거예요.
앤은 모든 컴플렉스가 있는
소녀들에게 희망을 준 소녀라서
더욱 사랑을 받은거 같네요^^
제가 읽은 책은 한권 짜리로 된 앤 이야기 였지만
김지애님이 읽은 책은 10권짜리 앤 이야기예요.
이 책을 읽다보니
저도 제대로 된 10권짜리 앤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답니다.
저는 제가 자라면서 막연하게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제가 자랄때 선생님은
정말 막강한 권력자처럼 보였지요.
그래서 많은 여자아이들의 꿈이
선생님이었던거 같아요.
지금 우 리 딸아이 친구들을 보면
거의다 연예인이 꿈이지만^^
내가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앤의 영향으로 저도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거 같아요.
늘 마음 한켠에 앤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집 북아트를 제작할때도
전 초록지붕의 앤으로 만들어 봤답니다.
책을 다시 읽다보니
사실 초록지붕의 집은 그다지 특별한 집은 아니예요.
하지만 앤이 살던 초록지붕 집은
앤이 살았기 때문에
더 특별한 초록색 지붕집이 되었겠지요.
다른 동화책 이야기를 읽다가 보니
같은 동화책이지만
어린시절에 읽었던 감동과
20대. 40대가 되어서 읽게된 동화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이정모님이 다시 읽은 플랜더스의 개는
아주 슬펐어요.
물론 넬로와 파트라슈의 죽음 이야기로
슬픈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철저하게 버림받은 아이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뭉클하게 아파왔네요.
책을 읽다보니 다시 읽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이정모님이 읽은 비룡소 출판사의 플랜더스의 개로 주문했답니다.
레 미제라블이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인건 알고 있었나요?
저는 막연하게 장발장의 프랑스식 이름이지 않을까? 하고 추측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은 ‘레 미제라블’ 영화를 보면
어릴적 동화보다 좀더 생생한 장발장 이야기를 볼 수가 있는데요.
작가인 빅토르 위고가 망명 시절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제가 어린 시절에 저희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방학이 되면 중고 책방에서
한박스 책을 사다가 할머니집에
책박스와 함께 우리 남매를 두고 가셨지요..ㅠㅠ
친구도 없고 티비도 없던 시골이라 볼거라곤 책뿐.
그래서 정말 봤던 책을 보고 또보고
외울정도로 봤었던 기억이 있어요.
책에 있던 그림도 열심히 따라 그리다 보니
어릴땐 곧잘 만화도 잘 그린다고 했는데..^^
같은 책이라도 나이에 따라
삶의 경험에 따라 읽고 난 후의 감동이 틀려지는 것 같아요.
왜 좀더 어릴때 인문 고전을 많이 읽지 못했을까 아쉬워요.
물론 지금 읽을 수 있지만
어릴때 읽었던 감동과 비교할 수가 없으니깐요.
이젠 아이들이 조금 자랐으니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소감을 나누는
독서 후기도 남기고 싶네요..ㅎㅎ
어린 시절 읽은 책을 다시 읽을 때,
그 느낌이 왜 이렇게 다른 걸까…
책에 대한 몰입도가 유난히 높았던 탓에…
책을 하나 읽고 나면, 거기에 몇 날 며칠을 빠져 읽고 읽고 또 읽었던,
어린시절의 나.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보통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빠지기 쉬웠던
그런 공주 스토리에는 사실,
예나 지금이나 별 관심이 없다.
뭐랄까… 나랑은 인연이 없는 신분이란 걸 너무 빨리 알았던 걸까??
아니… 이미 대여섯살 무렵부터 동네에서 내놓으라 하던 골목대장이었기에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공주는… 싫었던 거다..ㅋㅋ
내 기억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이미지는,
친구네 집에서 그야말로 사정사정 해서 빌려 읽던 ABE 동화전집.
내게는 없던 그 책들에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게 많은 건지…
갖고 싶어 미치지만….
돈 많이 들어가는 3살짜리 동생이 있던 터라,
맞벌이 하는 부모님께 제대로 말도 못하고…
처음에는 잘 빌려주다가, 매일 한보따리씩 가져가는 내가 못마땅했던지…
점점 친구는 빌려주기 싫어했고…
대신, 친구의 어머니가 기특하다고 빌려 주셨던 기억이 있다…
ABE 전집은 내게 꿈이었고, 부모님께 말 못하는 욕망이었다.
(사진출처 : 구글 이미지)
어른이 되어, 그 책을 사리라! 다짐하고는,
정말 어른이 되어, 내가 번 돈으로 그 책을 사려 했을 때는….
이미 절판된지 오래.
여전히 내게 욕망으로 남아 있는 ABE 전집이
내게는 가장 강렬한 기억의 동화이다.
나와 같은 동화의 기억을 간직한 사람들이 풀어내는 다시 읽는 동화 이야기.
내가 어린시절, 너무나 즐겁게 읽었던 동화들이 모두 다른 사람들도 좋아했던 책이구나… 싶다.
나의 또 다른 욕망. 앤 시리즈.
이 책은 결국 구입했다. 그러나…..
육아에 지친 나에게 이 앤 시리즈를 다시 읽을 시간은 없었고…
결국 다른 집에 빌려준 상황.
그 집 딸이 빨리 자라 읽고 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ㅋㅋ
어쩐지… .욕망대로 내 손에 쥐어진 앤은…
그 시절과는 다른 느낌에
도저히 책장이 잘 넘어가질 않았다.
읽지 않아도, 내 기억 속에는 이미 그 이야기들이 다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까…
어린시절, 난 분홍신이라는 제목으로 빨간 구두를 읽었고,
그저 나도 그 춤추는 빨간 구두가 갖고 싶었다.
그 시절 나는 발레를 배우고 싶어, 발레학원을 다니는 친구에게
조금씩 따라 배우는 … 그런 평범한 여자애였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빨간 구두는
내게 숨겨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저…. 어린 시절과 다르게 읽히는,
숨겨진 내용을 읽고 있는 나를 슬퍼하기 바빴다.
(사진출처 : 구글이미지)
내 어린 시절 읽은 분홍신에서 느껴진 딱, 그 신발.
메리제인구두. 그래서일까…. 나는 스무살 무렵… 메리제인구두를 즐겨 신었다.
그러나, 지금 느끼는 빨간 구두는
(사진출처 : 구글이미지)
이런 발레슈즈.
발레로 봤던 기억 탓인지…. 내가 신을 수 없는 신발이라는 뜻인건지…
동화를 읽고, 떠오르는 이미지까지 다르게 만드는 세월….
내 기억 속에 가장 깊이깊이 박혀 있는 동화는
‘초원의 집’
역시나 ABE 전집에 있던 초원의 집.
내가 가장 좋아햇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
로라의 이미지가 내 기억 속에 너무 깊게 남아 있다.
치즈를 만들고, 버터를 만들고, 옷도 만들고…
가족끼리 사랑하며 힘을 합쳐 사는 그 미국의 낯선 풍경이 나를 사로잡은 듯 하다.
(사진출처 : 구글이미지)
다시 또 보고 싶은 드라마. 다시 읽고 싶은 동화.
초원의 집 시리즈.
2권은 큰집 작은 마을인지, 큰마을 작은집이었는지… 헷갈리는데…
하여가 그 시리즈… 다시 읽고 싶다.
어린 시절 읽은 동화가 얼마나 큰 의미로, 큰 경험으로 남는지를 잘 알기에…
자꾸만 동화를 강요하게 된다.
아들들아… 지금은 모르겠지만….
모든 건 때가 있는 법이란다.
어린 시절 읽었던 그 마음은… 커서는 절대 느낄 수 없단다.
다시 동화를 그 시절 그 마음으로 읽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끼게 만든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어린 시절의 나, 지금의 나를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다시… 어떻게든 ABE전집을 다시 구할 꺼다!!!!!!!!!
이렇게 내 가슴에 다시금 빨간 구두가 생긴 걸까??
-발칵한 용여솨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고민정, 권오준, 김용언, 김응교, 김진애, 김혜리, 류동민, 안미란, 안소영, 오영욱, 우석훈, 이용훈, 이정모, 장석준, 정혜윤, 황경신, 홍한별 지음
반비
이 책에는 ‘보리와 임금님’ 에서 시작하여 플랜더스의 개, 레 미제라블, ‘빨간머리 앤’ 시리즈, 비밀의 정원, 어린 왕자, 크리스마스 캐럴, 몽실 언니, 15소년 표류기, 빨간 구두, 키다리 아저씨, 인어 공주, 꿈을 먹는 사진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갈매기의 꿈, 윤동주 시집에 이르는 모두 16편의 동화에 대한 감상을 풀어내고 있다. 서가 깊은 곳에서 ‘내 인생의 동화’라 할 작품들을 꺼내온 저자들은 오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와 함께 성장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어렸던 나와 다시금 마주하면서, 그때는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을 글에 담았다. 이 중에서 내가 어린 시절에 읽어 본 동화는 레 미제라블, 비밀의 정원, 15소년 표류기, 인어 공주, 비밀의 정원 정도인 것 같다. 빨강 머리 앤, 키다리 아저씨, 플랜다스의 개는 글로 읽은 것이 아니라 TV 만화로만 만난 것 같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 와 을 제외하고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은 성인이 되어서, 그리고 는 부모가 된 후에 읽게 되었다.
나 역시 딱히 책을 읽지 않는 아이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책을 많이, 즐겨 읽는 아이 또한 아니였고, 그 시절 집에는 소년소녀명작전집과 과학만화전집, 옛날이야기선집 정도가 있었는데, 도서관을 찾아 다닌 기억은 없지만, 책을 그런대로 접했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서야 도서관이라는 곳을 처음 가보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과 정독 도서관을,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독서실 개념으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뜻을 품고 말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유년 시절에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 보기는 했지만, 별다른 감흥없이 건조하게 읽어온 나로서는 ‘시간 여행’이니, ‘추억의 복원’이니 하는 개념조차 없었다. 참 그 시절 책을 안 읽었구나 하는 후회와, 지금 아이들은 이렇게 많은 책을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감사해야할텐데… 하는 생각 정도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다시 떠올려 보기도 하고, 생소한 책은 검색을 해보기도 하고, 최근에 읽어 본 책은 되새겨 보기도 하면서, 나름 따뜻함을 느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흐믓하기는 하다. 너무 닳고 닳은 나같은 어른들에게도 동화는 또 다른 세계를, 그리고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1부에는 ‘유년의 영혼은 명작과 함께 성장한다’는 제목으로 다음의 다섯 편을 싣고 있다.
1. 보리와 임금님 (한 번도 괴물을 마주치지 않은 것처럼)은 기자인 김혜리(1971년)가 썼고,
2. 플랜더스의 개 (우리 세상도 넬로와 파트라슈가 살던 세상과 다르지 않다)는 자연사박물관장인 이정모(1963년)가
3. 레 미제라블 (고단한 이들에게 주는 위안과 용기)은 작가인 안소영(1967년)가
4. 앤 시리즈 (콤플렉스와 자존심은 우리의 힘)는 건축가인 김진애(1953년)가
5. 비밀의 정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기적과 마법의 순간)은 기자 겸 편집자인 김용언이 각각 그 소감을 작성했다.
2부에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인생의 진실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음의 여섯 편을 담았다.
6. 어린 왕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의미를 찾지 않는다)은 큰 딸 지우가 좋아하는 소설가인 황경신(1965년)이
7. 크리스마스 캐럴 (가난한 솔로를 위한 크리스마스 판타지)은 경제학 교수인 우석훈(1968년)이
8. 몽실 언니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몽실 언니들을 위하여)은 동화작가인 안미란(1969년)이
9. 15소년 표류기 (15소년이 남긴 뜻밖의 근본적 물음들)은 정치인인 장석준(1971년)이
10. 빨간 구두 (순수를 위반하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다음)는 번역가 홍한별이
11. 키다리 아저씨 (독서와 사랑은 발명되는 것이다)은 경제학 교수인 류동민(1965년)의 소감이다.
부는 ‘더 힘세고 아름다운 어른으로 살기 위하여’는 제목으로 다음의 다섯 편을 실었다.
12. 인어 공주 (이 깊은 외로움이 끝나지 않는다 해도)는 아나운서 고민정(1979년)의
13. 꿈을 찍는 사진관 (간절한 그리움과 새로운 꿈을 찾아서)은 서울도서관장인 이용훈의
1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상상력이 너를 구원할 거야)은 건축가인 오영욱(1976년)의
15. 갈매기의 꿈 (인간에게는 누구나 초월적인 힘이 있다)은 생태동화작가인 권오준의
16. 정본 윤동주 전집 (윤동주의 동시가 펼쳐내는 영원하고 순수한 세계)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응교(1962년)의 글이다.
2014.5.28.(목) 두뽀사리~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고민정, 권오준, 김용언, 김응교, 김진애, 김혜리, 류동민, 안미란, 안소영, 오영욱, 우석훈, 이용훈, 이정모, 장석준, 정혜윤, 황경신, 홍한별 지음
반비
이 책에는 에서 시작하여 , , 시리즈, , , , , , , , , , , , 에 이르는 모두 16편의 동화에 대한 감상을 풀어내고 있다. 서가 깊은 곳에서 ‘내 인생의 동화’라 할 작품들을 꺼내온 저자들은 오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와 함께 성장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어렸던 나와 다시금 마주하면서, 그때는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을 글에 담았다. 이 중에서 내가 어린 시절에 읽어 본 동화는 , , , 정도인 것 같다. , , 는 글로 읽은 것이 아니라 TV 만화로만 만난 것 같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 와 을 제외하고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은 성인이 되어서, 그리고 는 부모가 된 후에 읽게 되었다.
나 역시 딱히 책을 읽지 않는 아이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책을 많이, 즐겨 읽는 아이 또한 아니였고, 그 시절 집에는 소년소녀명작전집과 과학만화전집, 옛날이야기선집 정도가 있었는데, 도서관을 찾아 다닌 기억은 없지만, 책을 그런대로 접했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서야 도서관이라는 곳을 처음 가보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과 정독 도서관을,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독서실 개념으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뜻을 품고 말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유년 시절에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 보기는 했지만, 별다른 감흥없이 건조하게 읽어온 나로서는 ‘시간 여행’이니, ‘추억의 복원’이니 하는 개념조차 없었다. 참 그 시절 책을 안 읽었구나 하는 후회와, 지금 아이들은 이렇게 많은 책을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감사해야할텐데… 하는 생각 정도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다시 떠올려 보기도 하고, 생소한 책은 검색을 해보기도 하고, 최근에 읽어 본 책은 되새겨 보기도 하면서, 나름 따뜻함을 느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흐믓하기는 하다. 너무 닳고 닳은 나같은 어른들에게도 동화는 또 다른 세계를, 그리고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1부에는 ‘유년의 영혼은 명작과 함께 성장한다’는 제목으로 다음의 다섯 편을 싣고 있다.
1. 보리와 임금님 (한 번도 괴물을 마주치지 않은 것처럼)은 기자인 김혜리(1971년)가 썼고,
2. 플랜더스의 개 (우리 세상도 넬로와 파트라슈가 살던 세상과 다르지 않다)는 자연사박물관장인 이정모(1963년)가
3. 레 미제라블 (고단한 이들에게 주는 위안과 용기)은 작가인 안소영(1967년)가
4. 앤 시리즈 (콤플렉스와 자존심은 우리의 힘)는 건축가인 김진애(1953년)가
5. 비밀의 정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기적과 마법의 순간)은 기자 겸 편집자인 김용언이 각각 그 소감을 작성했다.
2부에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인생의 진실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음의 여섯 편을 담았다.
6. 어린 왕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의미를 찾지 않는다)은 큰 딸 지우가 좋아하는 소설가인 황경신(1965년)이
7. 크리스마스 캐럴 (가난한 솔로를 위한 크리스마스 판타지)은 경제학 교수인 우석훈(1968년)이
8. 몽실 언니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몽실 언니들을 위하여)은 동화작가인 안미란(1969년)이
9. 15소년 표류기 (15소년이 남긴 뜻밖의 근본적 물음들)은 정치인인 장석준(1971년)이
10. 빨간 구두 (순수를 위반하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다음)는 번역가 홍한별이
11. 키다리 아저씨 (독서와 사랑은 발명되는 것이다)은 경제학 교수인 류동민(1965년)의 소감이다.
부는 ‘더 힘세고 아름다운 어른으로 살기 위하여’는 제목으로 다음의 다섯 편을 실었다.
12. 인어 공주 (이 깊은 외로움이 끝나지 않는다 해도)는 아나운서 고민정(1979년)의
13. 꿈을 찍는 사진관 (간절한 그리움과 새로운 꿈을 찾아서)은 서울도서관장인 이용훈의
1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상상력이 너를 구원할 거야)은 건축가인 오영욱(1976년)의
15. 갈매기의 꿈 (인간에게는 누구나 초월적인 힘이 있다)은 생태동화작가인 권오준의
16. 정본 윤동주 전집 (윤동주의 동시가 펼쳐내는 영원하고 순수한 세계)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응교(1962년)의 글이다.
2014.5.28.(목) 두뽀사리~